축제·행사

평창 월정사 ‘통알’로 여는 병오년, 강원 명절 불교의례를 읽는 법

병오년, 월정사 통알부터 시작하는 강원도의 새해

강원 평창 오대산 자락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가 병오년 새해 첫 명절을 ‘통알(通謁)’ 의식으로 열었어요. 설날 인사처럼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자리가 아니라, 석가모니불과 삼보, 그리고 호법신중에게 한 해의 방향을 공식적으로 고하는 장중한 의식이에요. 이 통알이 강원 종교계 명절 소식의 첫머리에 오는 이유는, 한 해를 관통할 종교계 메시지가 여기서 응축돼 나오기 때문이에요. **강원도의 새해 민심과 기도를 읽고 싶다면, 월정사 통알이 가장 압축적인 ‘현장 리포트’가 되는 셈이에요.**

통알이 뭐길래: 불교판 ‘신년 업무보고’

통알은 새해 첫날, 부처님과 삼보, 호법신중, 그리고 사찰 대중에게 새해를 알리고 예를 올리는 불교의 신년 하례식이에요. 말 그대로 ‘통(通)해 뵌다(謁)’는 의미죠. 월정사에서는 이 의식을 경내 중심 법당인 적광전에서 봉행했어요. 장소부터가 사찰의 심장부라는 점에서, 통알은 일반 법회와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걸 보여줘요. 사찰 입장에서는 한 해 수행과 포교, 지역 활동의 방향을 부처님 앞에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자리이고, 신도 입장에서는 그 선언에 동참하며 자신의 기도와 소망을 접속시키는 출발점이에요. **그래서 통알은 단순한 절 인사가 아니라, 그 해 사찰과 지역 불교가 어떤 기조로 움직일지 미리 읽을 수 있는 ‘공개 키워드 발표’에 가까워요.**

의식의 디테일: 가장 어린 스님이 문을 여는 이유

이번 통알 의식은 사미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관묵스님이 통알 게송을 읊으며 시작됐어요. 얼핏 보면 상좌가 아니라 막내가 문을 여는 게 의외로 느껴지지만, 여기엔 불교식 새해관이 숨어 있어요. 가장 어린 사미가 앞에 선다는 건, 새해를 ‘백지 상태’로 다시 시작한다는 상징이에요. 경험과 관습이 아니라, 아직 덜 채워진 자의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선다는 것이죠. 이후 각엄스님의 향수해례, 자현스님의 발원문 낭독이 차례로 이어지며 의식의 층위가 깊어져요. 한 명의 독백이 아니라, 사찰의 여러 세대와 역할이 차례차례 나와 새해를 함께 책임지겠다고 약속하는 구조예요. **참가자 입장에서는 이 흐름을 따라가며, 나 자신의 새해 역할을 조용히 정리해보는 좋은 타이밍이 돼요.**

“병오의 큰 불”이란 말이 던지는 시대 감각

월정사를 이끄는 정념스님은 통알 자리에서 “병오의 큰 불이 세상을 밝게 비춰야 한다. 대격변의 시기이기에…”라는 메시지를 남겼어요. 여기서 ‘병오의 큰 불’은 단순히 불기(佛紀)의 상징을 넘어, 화(火)의 기운으로 혼란을 태우고 밝히자는 의미에 가깝게 읽혀요. 정념스님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준비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라, ‘대격변의 시기’라는 표현은 글로벌 경기 둔화, 기후 위기, 인구 감소가 동시에 겹친 강원도의 현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특히 삼척·동해 산불, 국지성 폭우처럼 최근 몇 년간 강원도가 실제 ‘불’과 ‘물’의 재난을 연달아 겪었다는 점에서, 불교계가 말하는 ‘큰 불’은 단순 상징을 넘어 재난을 견디는 정신적 복원력까지 포괄해요. **종교 의식이 현실과 동떨어진 주문이 아니라, 지역 리스크를 견디는 심리적 인프라로 작동하는 순간이에요.**

강원 종교계 명절 의례가 지역에 남기는 것

이번 통알 소식은 불교계만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아요. 천주교를 비롯한 강원 지역 종교계도 명절에 맞춰 각자 미사와 기도회, 성당·성지 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설과 추석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귀향과 교통 체증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강원에서는 종교계가 지역민과 관광객을 동시에 맞는 시즌이에요. 평창 월정사, 강릉 한낙연 일대 성당·성지, 원주 중앙성당, 춘천 시내 사찰들은 모두 명절 연휴에 신년 미사와 법회, 가족 단위 기도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해요. 종교시설이 일종의 ‘정신 문화 관광 인프라’로 작동하면서, 명절마다 강원 방문 동기가 종가집, 스키장, 바다를 넘어서 점점 더 다층적으로 쌓이는 셈이에요. **지역 입장에선 종교 명절 의례가 인구 유입과 체류 시간 증가를 유도하는 소프트 파워가 되고, 개인 입장에서는 짧은 여행 중에도 마음을 수습할 수 있는 정거장이 생기는 효과가 있어요.**

월정사를 찾는 방문자를 위한 현실적인 팁

월정사 통알은 기본적으로 사찰의 공식 의례이지만, 일반 신도와 방문객도 일정 부분 동참할 수 있어요. 명절 연휴 기간 오전 시간대에 적광전 주변에서는 통알을 포함해 신년 법회, 소원등 접수, 가족 단위 축원 등의 프로그램이 연달아 진행돼요. 새벽 또는 오전 이른 시간에 도착하면, 일반 관광객이 몰리기 전 고요한 적광전과 전나무 숲길을 함께 경험할 수 있어요. 통알 본식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의례 전후의 울력과 합장 인사, 간단한 향 공양만으로도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어요. 큰소리 대화와 촬영은 최소화하고, 법당 안에서는 휴대폰을 반드시 무음으로 두는 것이 기본 매너예요. **결국 이 의식은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방문자 스스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틀이기 때문에, 관람객이 아니라 참여자라는 태도로 들어가는 것이 경험의 밀도를 결정해요.**

종교 의례를 여행 동선에 넣을 때 생기는 변화

강원 명절 여행을 계획할 때, 스키장과 맛집만으로 동선을 짜면 일정이 화려하지만 남는 감정은 피로감일 때가 많아요. 한 구간을 떼어 월정사 통알이나 신년 법회, 인근 성당의 미사 시간을 넣으면, 일정 전체의 리듬이 달라져요. 이동과 소비 중심에서, 잠시 멈춰 서는 축이 추가되는 거죠. 실제로 새해 첫날 월정사에서 기도한 뒤 강릉 주문진이나 양양 서피비치로 넘어가는 코스를 택한 여행자들은, “같은 바다인데도 보는 마음이 다르다”는 후기를 남기곤 해요. 이는 특정 종교를 믿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새해 첫 장면을 어떻게 열어두느냐의 차이에 가까워요. **명절의 소음 사이에 1~2시간의 의례를 끼워 넣는 것만으로도, 한 해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은 ‘조정’된다는 점을 기억해둘 만해요.**

행사명: 통알(通謁) – 불교 신년 하례식

주관: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월정사 적광전 일대

시기: 매년 새해 첫날(양력 기준) 명절 연휴 기간 오전 중심 진행

주요 의식 구성: 통알 게송 낭독, 향수해례, 발원문 낭독, 신년 기원 법회

참여 가능 대상: 스님, 신도, 일반 방문객(법당 예절 준수 조건)

인근 주요 종교·문화 코스: 오대산 전나무 숲길, 상원사, 월정사 성보박물관, 평창·강릉 일대 성당 및 성지

Ref: 강원 종교계 명절 행사 “병오의 큰 불 세상 밝게 비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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